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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라는 용어의 이해와 현실 Normal

[피규어] 페이퍼 크레프트

루리웹에 게시된 이 게시물때문에 하려던 포스팅을 미루고 이 글을 쓰게 된다.

이 게시물이 올라온지 3일이나 지났으니 참 뒷북이지만..


오타쿠의 의미

흔히 오타쿠라는 단어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이 많다. 일단 일본에서 쓰였던 본연의 뜻은 한 분야에 열중하는 마니아보다 더욱 심취해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그 의미가 만화나 애니메이션같은 폐쇄적인 문화에서 주로 쓰이게 된다. 어찌보면 단어의 의미가 좁아졌다는 뜻이다. 어느정도 인터넷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오타쿠라는 단어보단 '오덕후, 오덕, 덕후' 등 일종의 은어로서 더욱 많이 쓰고 있을 것이다. 이 단어들은 본래 '오타쿠'라는 의미에서 좁아져 미소녀 캐릭이나 보며 히히덕대는 안여돼(안여멸)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단어로 쓰이고 있는게 현실이다. 몇몇 사람들은 오타쿠라는 단어를 쓰며 비하하는 상대방에게 대항하기 위해 오타쿠의 본래 의미를 설명해주곤 하는데 현재로서는 특정 계층을 지칭하는 은어가 되어버린 이 단어를 바로잡아 갈등을 해소하겠다는건 이제는 정말 뻘짓이라고 본다.

오타쿠라는 단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객관적으로 볼때 나는 흔히 일컬어지는 오타쿠에 가깝다. 그래서 내가 이런 주제를 가지고 포스팅하는건 사실 형평성에 안맞을 수도 있다. 나도 오타쿠라는 단어를 잘 안쓰기 때문에 자주 쓰는 '덕후'로 치환하겠다. 현재 '덕후'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있는 덕후들을 지칭하는게 대부분이다. 어째서 이들이 이렇게 까이냐? 하면 나는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하지만 추측이라도 해보자면 만화나 애니메이션같은 취미가 상당히 폐쇄적이다보니 덕후들은 왠지 음침하고 기분이 나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분명 그런 사람들이 있긴 있다. 나처럼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없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결국은 까게 되는거다. 내가 봐도 정말 심각한 중증의 덕후들이 있기 때문에 덕후를 까는것 자체에는 뭐라 할말이 없다. 나도 까는데 뭐.

위에 링크한 글은 스타워즈에 나왔던 기체들을 종이로 멋지게 표현한 동영상이었고 저 글에 달린 첫번째 댓글이 '덕질의 정점'이라는 짧은 문장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수많은 논쟁들은 직접 보는게 빠르다. 본인처럼 덕후라는 단어를 자주 쓰고 이해하는 사람은 괜찮은 댓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덕후'라는 단어에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첫번째 댓글을 단 사람을 까기 시작한다. 바로 저 글을 통해 '덕후'라는 단어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았다. 솔직히 말해서 루리웹에서 이런 논쟁이 나왔다는게 조금 웃기다.

일본에 '오타쿠'라는 단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폐인'이라는 단어가 있다. 언론에서조차 ~폐인이라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꽤 대중적인 은어가 된 단어이다. 오타쿠라는 단어를 좁은 뜻으로만 인식해 실제로는 거의 같은 맥락으로 쓰고 있는 '폐인'이라는 단어와는 다르게 여기고 있다. 스타워즈를 너무 좋아해서 팬이 되었고 스타워즈에 나온 기체들을 종이로 멋있게 만든 동영상의 주인공을 '스타워즈덕후'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할게 없다. 덕후라는 단어에 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건 결국 자신의 얕은 상식을 드러내는 꼴이다.


하지만 오타쿠는 결국 그런 뜻 아닌가?

그동안 몇백명이 나와 비슷한 말을 했겠지만 몇백만명의 네티즌의 고정관념은 깰 수 없다. 오타쿠라는 단어는 여전히 미소녀 캐릭을 좋아하는 폐쇄적인 취미를 즐기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괜히 오타쿠라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려는 사람들때문에 더 복잡해지곤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오덕후나 오덕, 덕후 등의 은어로 변화되어 실제 오타쿠라는 의미보다는 조금 가볍고 넓게 쓰이고 있는게 현실이다. 정 답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씹덕이라고 불러라. 까야할 사람은 까야한다.

나는 문화는 우열이 없다고 생각한다. 뭐 도덕시간에 흔히 나오지 않던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원더걸스에 빠져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빠져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위험한 여행을 즐기는데 빠져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모든 문화활동에 빠져있는 사람에겐 모두 뒤에 '덕후'라는 단어를 붙여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애니메이션 덕후가 다른 문화의 덕후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 물론 이거는 개인적인 가치관의 차이이다. 이 게시물을 보고 있을 성인 이상의 이글루스 유저라면 이미 자신만의 확립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뭐? 연령이 낮아졌다고? 알아서 처신하겠지.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는 수만가지의 논쟁거리가 오래도록 지속되왔고 오타쿠 논쟁도 그중에 하나다. 딱 보면 항상 이런 구도가 나타난다. 오타쿠를 무조건적으로 비방하는 측과 오타쿠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하는 측. 결론적으로 난 둘 다 까고 있는 셈이다. 오타쿠라는 단어는 이미 인터넷 은어로서 널리 쓰이고 있는 단어임을 인식하고 쓸데없는 논쟁은 그만 뒀으면 좋겠다. 그 다음에 그들이 그렇게 경멸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같은 폐쇄적인 덕후들을 까던 말던 신경 안쓴다. 심각한 씹덕들은 나도 까니까.

p.s. 우연히 링크타고 간 글에서 이만한 분량의 포스팅거리가 나왔다는게 신기하다.

p.s. 생각해보니 이거 뻘포스팅같다. 사람도 많이 안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봐야할 주제를 써서 어쩌지.

p.s. 밸리에는 보내야 하는데 도저히 보낼데가 없어서 결국 애니메이션 밸리롴ㅋㅋㅋㅋ

p.s. 생각해보니 오덕과 씹덕을 은근히 구분하는 포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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