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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애니메이션 <리즈와 파랑새>를 보고 왔습니다 Animation


교토 애니메이션 제작의 <울려라! 유포니엄>의 스핀오프 격인 극장판 <리즈와 파랑새>가 국내 개봉하였습니다.

2018년 10월 9일 화요일에 개봉하였는데, 한글날이 공휴임일을 고려하여 개봉한 느낌입니다.

<리즈와 파랑새>는 TV 애니메이션 기준으로 <울려라! 유포니엄 2기> 초반부의 주된 갈등 요소였던

카사키 노조미(CV. 토우야마 나오)요로이즈카 미조레(CV. 타네자키 아츠미)의 내용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시간 상으로는 TV 애니메이션 2기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간접적으로 본작의 주인공들도 등장합니다.


제작 스탭은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 제작진이 아닌, 극장판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 제작진이 맡았습니다.

작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긴 했지만  2기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시간의 흐름으로 취급하면 큰 위화감은 없었고,

오히려 극장판 애니메이션답게 보인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제목인 <리즈와 파랑새>는 극중극에 쓰인 동화 <리즈와 파랑새>와 동화를 기반으로 한 취주악곡의 제목입니다.

러닝타임 중 극중극으로 자주 전환되어 존재감을 어필하는데, 작품 내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아래부터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리즈와 파랑새>의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교토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첫번째는 작화요, 두번째도 작화, 세번째도 역시 작화


여느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완성도를 신경쓰지 않겠냐마는 교토 애니메이션은 역시나입니다.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과는 확연이 다른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앞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에서 그 능력을 선보였던 제작진의 능력이 돋보입니다.

두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를 중시하는 차분한 작품 분위기에 맞춰 파스텔 톤으로 채색이 변경되었고,

새로 변경된 캐릭터 디자인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의 성숙미가 느껴집니다.

다소 코믹한 요소가 있는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과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교토 애니메이션이 극장판에서 자주 선보이는 연출도 역시 눈에 띕니다.

흐릿한 연출로 피사계 심도를 변경하여 주목할 대상을 변경하는 기법은 이쪽의 특징 중 하나이지요.

말을 하지 않을 때 가장 속내음을 느낄 수 있는 진부하지만 중요한 연출도 볼 만 했습니다.

"리즈와 파랑새 제 3악장" 솔로 파트를 연주하면서 보여준 두 번의 음악 연출도 꽤 좋았습니다.

관현악에 무지한 저로써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연출을 가미했습니다.


극중극 이상을 보여준 작품의 확실한 장치, "리즈와 파랑새"


극장판 애니메이션 <리즈와 파랑새>는 <울려라! 유포니엄>의 무대가 아닌 동화의 한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리즈(CV. 혼다 미유)가 파랑새와 마주치고 이윽고 날아가면서 본편으로 넘어갑니다.

노조미는 미조레에게 리즈와 파랑새는 마치 자신들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동화 "리즈와 파랑새"를 보여줍니다.

이후, 러닝타임 중에 극중극 "리즈와 파랑새"로 갑작스레 전환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극중극도 함께 진행이 되는데,

리즈의 앞에 한 소녀(CV. 혼다 미유)가 등장합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초반부에 언급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 여자아이가 "파랑새"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리즈와 파랑새가 1인 2역이라는 점, 그리고 전문 성우가 아닌 아역 배우인 혼다 미유라는 점 입니다.

작품 내에서 꽤 비중을 차지하는 극중극임에도 연기력이 다소 떨어지는 아역 배우를 1인 2역으로 채용하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확실히 1인 2역을 소화하기에는 연기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따로 스탭롤을 챙겨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소녀가 처음 등장했을 때, 리즈와 같은 목소리라는 걸 바로 느꼈을 겁니다.

그만큼 1인 2역에 걸맞는 연기가 아니기도 했고.. 연기 자체는 부족하다고 평가할 만 하지만,

1인 2역, 그것도 전문 성우가 아닌 아역 배우에게 해당 역을 맡긴 건 나름대로의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노조미의 발언으로 관객들, 그리고 미조레까지도 "리즈와 파랑새"의 등장인물들에게 주인공들의 감정을 이입했을 겁니다.

미조레는 둘의 이야기를 담은 부분을 직접 연주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테고요.

미조레는 어느새 훌쩍 떠나버릴 것 같은 노조미를 "파랑새"로 여기고 자신을 "리즈"라고 생각하지만 

"파랑새"를 놓아준 극중극의 "리즈"의 감정을 이해하지 힘들어합니다.

오히려, 자신이라면 "파랑새"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라며 솔로 부분에서 노조미에게 일부러 맞춰주기까지 하지요.


이후, 니이야마 사토미(CV. 쿠와시마 호우코)에게 "파랑새"의 기분이라면 어떠냐며 조언을 듣습니다.

그 순간, 극중극 "리즈와 파랑새"의 의미는 완전히 뒤바뀝니다.

어째서 리즈는 파랑새를 놓아줄 수 있었으며, 파랑새는 어째서 날아갈 수 있었는지.

리즈는 자신이 파랑새의 날개를 빼앗은 새장이 됨을 깨닫고 파랑새를 위해 놓아주려고 하고,

파랑새는 자신이 좋아하는 리즈가 바라는 대로 날개를 펴고 높은 하늘로 나아가며,

리즈는 그 뒷모습을 기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사실, 이 조언이 있기 전에 본작의 주인공인 

마에 쿠미코(CV. 쿠로사와 토모요)코사카 레이나(CV. 안자이 치카)의 

"리즈와 파랑새 제 3악장" 자주 연습이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요시카와 유코(CV. 야마오카 유리)는 기운찬 느낌의 "리즈와 파랑새"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같은 작품이지만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이 만들어지는 셈이지요. ~


"리즈"로서 "파랑새"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미조레는,

다음 연습에서 "파랑새"가 하늘을 날아가듯이 오보에 솔로 파트를 소화합니다.

감정을 제대로 담은 미조레의 연주는 모두를 감동시켰지만, 격차를 느껴버린 노조미는 눈물을 보입니다.


여기서 리즈와 소녀의 성우가 1인 2역이며 둘의 연기가 명확히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인 아역 배우의 채용,

이는 등장인물이 감정을 이입해야 할 캐릭터를 모호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당연하지만 파랑새는 인간이 아니니까 말을 하지 못합니다.

파랑새는 "리즈"를 보고 인간을 연기했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리즈와 같은 목소리를 지니는게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미조레가 "리즈"가 아닌 "파랑새"에게 감정을 이입한다면,

중학교 시절 때 자신에게 말을 걸어 준 노조미의 응답에 따라 취주악부를 시작한 미조레의 모습과 동일합니다.

미조레에게 있어 중학교 시절의 노조미는 동경의 대상이었고 현재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노조미와 함께 하는 시간은 즐거웠지만 그것은 더 높은 하늘로 날아가지 못하는 새장과도 같은 상황.

자신을 억제하던 미조레는 "리즈와 파랑새"의 "파랑새"의 기분을 느끼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데 성공합니다.

그렇다면 문을 열어버리는 법을 알아버린 "리즈", 노조미에 대한 감정은 어땠을까요?

해당 연습이 끝나고 노조미는 미조레가 자주 가는 과학 실습실로 도망갑니다.

이후의 전개가 실질적인 두 등장인물의 감정 교류가 되겠네요.


물론, 혼다 미유의 1인 2역 캐스팅 부분은 순전히 제 추측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이기 때문에 저런 식으로 생각하렵니다.



몇 년에 걸쳐 어긋난 감정이 동화처럼 이어지는 순간


노조미와 미조레의 갈등은 본작에서도 꽤 비중이 있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리즈와 파랑새>의 시점에서는 완전히 화해하고 함께 활동하는 시점입니다만,

직속 후배들과 잦은 교류를 하는 노조미와 직속 후배와도 교류가 힘든 미조레와의 온도 차이는 여전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가 신 캐릭터이자 1학년생인 켄자키 리리카(CV. 스기우라 시오리)의 등장입니다.

리리카의 등장은 노조미와 미조레의 온도 차이를 드러내는 지표로서 처음 등장하였는데요.

리리카의 노력 덕분인지 미조레는 리리카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노조미가 미조레에게 함께 수영장에 가자는 이야기를 할 때,

미조레가 리리카를 데려가겠다고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노조미의 동요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을 하지 않을 때 가장 감정을 강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기법이지요.

아쉬운 점은 이후로 리리카의 존재감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이 노조미의 감정에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까지는 제대로 파악이 안되네요.

역시 한 번 봐서는 힘드려나..


진로 계획서에 백지를 낸 미조레는 니이야마 사토미에게 음대 팜플렛을 건내받습니다.

이를 발견한 노조미는 천연덕스럽게 이 음대에 지원해볼까 라며 운을 띄우는데,

미조레는 함께 가자고 말합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 연습이 있던 후 과학 실습실에서 울음을 훔치던 노조미는 그제서야 고백을 합니다.

(지금의) 미조레는 대단하니까 어떻게든 쫓아가고 싶은 대상이었고,

음대에 지원 해볼까 라는 말도 자신이 아직 따라잡지 못한 미조레를 의식했던 발언이었던 것.

미조레는 선생님으로부터 음대 추천을 받았지만 자신은 받지 못한 점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다는 점 입니다.


이후 미조레가 자신의 감정을 노조미에게 돌직구로 털어넣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노조미는 이미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음을 열렬히 고백하는데요,

여기에선 사실 매우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 2기에서 이 둘의 갈등이 어느 정도 해결된 시점에서의 단계는,

미조레와 노조미의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하는 단계에만 그쳤습니다.

아마 이 시점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노조미에게 있어서 

미조레는 "친한 친구이자 동경의 대상" 정도의 인상만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화해만 했을 뿐 미조레가 걱정하던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 라는 점은 계속 유지된 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즈와 파랑새>의 해당 장면에서 노조미는 진정으로 미조레의 감정을 이해했습니다.

작품 내에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울려라! 유포니엄> 소설 웹 연재 후일담 12화에서 간접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래 트윗에 관련 내용이 있으니 영화를 본 후 참고하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전으로 주었던 포스터입니다.

가로로 길고 세로는 짧은 포스터인데 따로 고무줄이라던가 그런거에 말려서 주지 않기 때문에 따로 챙기시는 걸 추천합니다.


<울려라! 유포니엄>은 상당히 좋아하는 시리즈였습니다.

총집편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내놓고 있는 건 알았는데,

신극장판 이전에 외전 격으로 <리즈와 파랑새>가 나온다는 걸 안 건 최근이었습니다.

2기 후반부에 노조미와 미조레의 존재감은 크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리즈와 파랑새>로 다시 접하니 TV 애니메이션 때의 부족했던 부분을 완전히 채워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직까지도 미묘한 노조미와 미조레의 조심스러운 감정 표현과,

극중극 "리즈와 파랑새"의 예상치 못한 활약이었겠네요.

한 번만 보기에는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보통은 극장판을 보고 와도 몇마디 쓰고 말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뭔가 주저리 주저리 써 버렸네요.

아무래도 개봉하자마자 보러 가서 그런가..

할 말이 많다는 건 그만큼 재미있게 느꼈다는 뜻이겠지요.

간만에 극장 가서 좋은 영화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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